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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슈머 리뷰/그밖의 관심사 리뷰

배틀필드 : 배드 컴퍼니 2 (Xbox360)

by 테리™ 2010.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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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필드 시리즈는 전형적인 '웰 메이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이 시리즈의 첫 시작 당시를 멀티플레이가 매우 재미있는 2차 세계대전 FPS 정도였다고 한다면, '데저트 컴뱃'이라는 걸출한 MOD가 나온 이후는 게임 자체가 시대상까지 반영하는 기묘한 위상을 가지게 되었다. 중간에 '베트남'을 찍었을 때에도 그렇지만, 게임은 게임인데 게임같지 않은 건 여전하다.

최근 발매된 '배틀필드 배드 컴퍼니 2'는 기존 배틀필드의 전투 시스템, 게임플레이 패턴 등을 수용하면서 시츄에이션 드라마 같았던 전작의 스토리 텔링 방식을 융합한 게임이다. 본래 배틀필드 시리즈는 멀티와 미션에 무게가 가 있어서 스토리는 생각 안하고 살았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배드 컴퍼니' 프랜차이즈로 와서는 그게 사뭇 달라졌다.

전작에서는 필드 플레이어와 그 동료들이 어찌저찌 금괴 빼돌리고 전역해 잘 살아가고자 하는 목가적인(?) 이야기가 큰 줄기를 이뤘다. 전장의 참상을 논하기에는 전쟁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다소 독특한 웃고 즐기는 이야기가 있다 보니, 디테일한 전투 시스템과 맞물려 그 나름대로의 일가를 이뤘었다. 이런 흐름은 2편에서도 마찬가지다. 스토리라인에서는 희극과 비극이 공존한다.


▲ '배틀필드 배드 컴퍼니 2' 게임플레이 장면

배틀필드 시리즈 이름이 걸린 것으로 현대전을 처음 접한 것이 '데저트 컴뱃'이라 그런지 중동을 배경으로 한 전투는 매우 친숙한 느낌이다. 그러나 요즘은 중동에만 얽매이는 것이 아니어서 좀 더 다양한 전장에서 다양한 적들을 상대하게 된다. '新 냉전'까지는 아니지만, 요즘 국제적인 분위기를 고려한 설정도 돋보이는데 그래서 그런지 보는 맛이 한결 더 강해졌다.

게임플레이를 하면서 보면 그 어느 때 보다 템포가 빨라진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수련을 쌓은 소위 '양덕'들의 스나이핑과 현란한 돌격전술이 놀라움을 주는데, 꼭 그게 아니더라도 달리기와 이동수단의 주행을 빼고 보더라도 한층 더 정신 없어진 전장을 체험하게 해준다. 특히 보병은 죽어야 되는 현실적인 면모가 뚜렷해 멀티플레이에서는 좋은 장비(특히 헬기)에 숙달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보병전이 재미있었던 FPS들은 대개 2차 세계대전 정도까지라서, 현대전에서는 장비전과 물량전에서 우위를 점하는 자가 승리한다. 현실에서의 법칙 그대로, 전차 등 각종 워 머신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보병으로 깃발을 꼽아야 안정적인 전장 운용이 가능하다. 이런 부분을 본다면, 스토리가 가진 블랙 코미디를 배제한다면, 나름 효율적인 워게임 시뮬레이터라 할 수 있을 밸런스다.


▲ 배틀필드 시리즈 특유의 디테일하면서도 막가는(?) 듯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전쟁이 과학과 기술을 진일보시킨 전제라는 점은 익히 알려진 바다. 때문에 사람을 죽인다는 기능적인 목적을 빼놓고 본다면 밀리터리 장비 처럼 아름다운 기계는 없다. 힘과 스피드, 그 와중에 보여지는 아름다움을 화면 속에서 표현한다는 점이 이런 배경 때문에 중시되는데, '배드 컴퍼니 2'는 이 부분에서 일가를 이룬 게임이다.

화면 속에서 펼쳐지는 전투나 여러 씬들은 게임의 재미를 북돋아주면서, 동시에 보는 재미 역시 충족시켜 준다. 각종 장비들의 디테일함이나 보병전에서의 늘어지는 느낌은 군복무를 마친 대한민국 장정이라면 향수를 느끼게 해준다. 그렇지 않은 입장이라고 하더라도 너무나 현란한 비주얼 때문에 밀리터리에 대한 동경을 품게 해줄 정도다. 사실 이런 감상은 주관적일 수 있겠지만, 해보면 공감할 것이다.

'신의 게임기'라 불리는 PC판이 아닌, 어느 정도 하드웨어 한계가 존재하는 콘솔 버전으로 한다면 풀 HD 텔레비전으로 한 편의 전쟁활극을 본다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게임 자체가 하다보면 몰입이 꽤 심한 편이어서, PC판으로의 플레이도 상당히 땡기는 느낌이 있다. 대형 화면으로 활극을 볼지, 그보다는 작은 화면으로 몰입해 할지는 플레이어의 여건 따라 다르겠지만, 그 느낌이 매우 다를 것 같다.

▲ 'FPS 팬'이라면 반드시 즐겨야 할 것들이 한 가득 들어 있는 게임

청소년이용불가 / 점수 : 9점 (10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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