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메인보드 시장은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모든 기술력을 아낌없이 쏟아부은’ 다양한 기능을 가진 하이엔드급 메인보드와, ‘칩셋 기본 기능만 구현한’ 보급형 메인보드로 양극화되고 있다. 예전에 흔히 보였던 중간 가격대의 절충형 메인보드들은 이제 설 곳을 잃어가는 분위기다. 이는 칩셋의 기본 기능만으로도 대부분의 사용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 보니, 보급형이 중급형 시장을 잠식한 때문이다.
코어 i7을 위한 메인보드는 '플래그쉽 플랫폼'이라는 특성상, i7 프로세서용 메인보드는 주로 다양한 기능과 강력한 확장성을 가진 고가의 하이엔드급 메인보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이로인해 지금까지는 코어 i7의 강력한 성능에 끌리면서도 전체적으로 시스템 구축에 드는 비용 때문에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는 사용자들이 많았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코어 i7을 위한 보급형 메인보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존의 메인보드들에 비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하는 보급형 메인보드들은, 주로 PCI 익스프레스(Express) 슬롯의 구성을 조절하고, 별도의 비용이 드는 엔비디아(NVIDIA) 그래픽카드를 위한 SLI 지원을 빼 버리고, 설계와 생산에 부담이 되는 많은 메모리 소켓을 조절하는 등의 방법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다.
기가바이트(Gigabyte)에서 선보인 'EX58-UD3R' 메인보드는 최근의 보급화 추세를 반영한 제품이다. 상위 모델에 비해 메모리 소켓이 줄어들고, S-ATA(Serial ATA) 포트도 줄고, PCI 익스프레스 슬롯 구성도 줄었다. 대신 워낙 X58 칩셋과 ICH10R의 기능이 화려해, 말 그대로 '실속형 메인보드'가 되는 것이 ‘EX58-UD3R’ 제품이다.
실속을 위한 '선택과 집중'
화려한 하이엔드급 메인보드를 구매해서 그 수많은 기능을 모두 만족할 만하게 사용하는 유저는 얼마나 될까? 물론 이를 모두 잘 활용하는 사용자도 많지만, 대부분의 경우 메인보드에 있는 기본 기능 중에서도 일부를 사용하는 데 그친다. 특히 선보인 지는 오래 되었지만 아직도 크게 사용자층이 없는 다중 그래픽 구성이나, 비용 부담과 위험 부담이 있는 RAID 같은 기술들이 이런 경우의 대표적 예이다.
많은 유저들이 높은 가격대의 ‘하이엔드급’ 메인보드를 선택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저가형 보드에서 찾기 힘든 ‘든든함’ 이 있다. 저가형 메인보드들의 한계에 아슬아슬한 전원부와 부실한 설계는 사용 중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으며, 추후 지원이나 각종 장치들과의 호환성 또한 고가형 메인보드를 고르게 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기가바이트가 X58 칩셋을 사용해 만든 이 ‘EX58-UD3R’은 이런 유저들의 저가형 메인보드에 대한 고민을 배려한 흔적이 보인다. 이 메인보드는 단순히 원가 절감을 위해 줄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든든함’을 위한 안정적인 설계를 바탕으로, 사용 빈도가 낮거나 비용 부담이 큰 기능들을 제외해 가격적인 면까지 고려했다.
메인보드의 구성은 저가형임에도 허전함이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저가형일지라도 기본이 되는 X58 IOH + ICH10R ICH 조합은 강력한 성능과 화려한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 칩셋 조합의 기본 기능만 살린다 할 지라도 현존하는 메인보드 중 최상위권의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2개의 PCI 익스프레스 x16 슬롯이다. PCI 익스프레스 2.0 규격을 지원하는 이 슬롯들은 AMD의 그래픽카드들이 지원하는 크로스파이어(CrossFire) X 구성을 지원하여, 지원되는 그래픽카드를 두 개 사용해 빠른 게임용 그래픽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X58 칩셋은 총 36개의 PCI 익스프레스 레인을 지원하며, 남는 4개의 레인은 x4 규격의 슬롯 하나에 연결되어 있다.
고가의 상위 모델과 비교해서 결정적인 차이가 나는 게 이 부분인데, 상위 모델들은 엔비디아의 SLI 지원을 위해 별도의 PCI 익스프레스 브릿지를 장착하기도 한다. 이 경우 크로스파이어와 SLI를 동시에 지원할 수 있지만, 가격 부담이 있으며 실제 SLI나 크로스파이어 구성의 사용 빈도도 낮다는 걸 생각할 때 원가 절감을 위해 이 기능을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이외에도 ICH10R을 사용해 PCI 익스프레스 x1 슬롯과 PCI 슬롯이 준비되어 있다. PCI 익스프레스 x1 슬롯은 2개가 준비되어 있지만 크기에 따라 X58 IOH를 위한 방열판과의 간섭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크기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건 하나 정도다.
PCI 슬롯 역시, 두 번째 PCI 익스프레스 x16 슬롯에 2슬롯 쿨러가 장착된 그래픽카드를 사용할 경우 실질적으로 쓸 수 있는 것은 하나 뿐이지만, 아예 하나도 쓸 수 없는 구성보다는 확실하게 하나라도 쓸 수 있다는 데서 좋은 점수를 줄 만 하다.
메모리 확장을 위한 소켓은 4개가 준비되어 있다. 코어 i7 프로세서는 메모리 구성에 있어 DDR3 메모리의 트리플 채널을 지원하므로, 4개의 메모리 소켓을 모두 채울 경우 채널 구성이 듀얼 채널로 돌아가 버리는 단점이 있다.
용량이냐 속도냐를 택하는 것은 결국 사용자의 몫이지만, 용량을 생각할 경우 4개의 소켓이 나쁜 선택은 아니다. 속도를 선택할 경우 3개의 모듈로 트리플 채널을 구성하면 된다. 최대 4GB 모듈 4개로 16GB 구성이 지원된다.
실속형 메인보드라고는 해도, ICH10R의 기능은 대단히 화려하다. 이 ICH10R의 화려함은 저장 장치 지원에서 잘 볼 수 있는데, 6개의 RAID 0,1,5,10을 지원하는 SATA-2 규격의 포트가 준비되어 있다. 또한 메인보드 자체적으로 별도의 SATA 컨트롤러가 장착되어 있어서 IDE 포트 하나와 RAID 0,1,JBOD가 지원되는 SATA-2 규격의 포트 두 개가 추가로 지원된다.
모두 합하면 SATA 8개와 IDE 1개인데, 이 정도면 왠만하면 사용하면서 포트가 모자라지는 않을 것이다.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서 기가바이트는 저장장치 부분에 있어 선택과 집중의 위력을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다.
사운드 코덱은 리얼텍(Realtek) ALC888인데, HD 오디오를 지원하는 가장 보편적인 코덱 중 하나이다. 7.1채널까지의 HD 출력을 지원하여 대부분의 경우에서 오디오 기능에 부족함을 느낄 일은 없으며, 디지털 출력도 기본적으로 지원하므로 홈 시어터의 구축 등에서도 무리 없이 사용 가능하다. 또한 기본적으로 리얼텍 8111D를 사용한 내장 기가비트 랜을 갖추고 있어 손쉽게 기가비트 랜을 사용할 수 있다.
USB 포트는 ICH10R에서 12개를 지원하며 백패널에서 8개, 메인보드 헤더에서 4개를 사용할 수 있다. TI의 TSB43AB23 컨트롤러를 사용한 IEEE1394도 준비되어 있는 등 빠짐없는 기능들이 돋보인다. 또한 ICH8 이후로 지원이 끊어진 PS/2 규격의 키보드, 마우스 포트 또한 별도의 I/O 칩을 장착해 지원해 주고 있어서 일부 유저들의 고민을 해결해 준다.
보급형 수준을 뛰어넘는 안정성을 위한 배려
고급형 메인보드와 보급형 메인보드들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차이는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스펙’보다는, ‘안정성’ 에 관련된 각종 설계와 배려들이다. 기본적으로 칩셋이 제공하는 기능만 잘 구현한다고 해도 고급형 메인보드와 저가형 메인보드의 격차는 줄어들며, 결국 마지막에 보급형 메인보드의 발목을 잡는 것은 그 메인보드의 ‘신뢰도’가 된다. 이는 유명 업체들의 저가형 메인보드라고 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런 고민을 의식한 탓인지, ‘EX58-UD3R’은 기판을 간소화하면서도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상위 모델에 사용되던 각종 기능과 특징들을 변형시켜서 적용시켰다. 덕분에 신뢰도의 하락을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것 또한 ‘선택과 집중’의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상위 모델들과 가장 큰 차이점은, 메모리 소켓이 줄어드는 등 기능이 간소화되면서 가능해진 ‘기판 층 수 줄이기’가 적용되었다는 것이다. 고가형 기판에 비해 줄어든 기판 층 수는 좀 더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불량도 덜 나오므로 생산성도 높다. 많은 업체들이 레퍼런스 디자인에서 변형된 모델을 만들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기판 층 수 줄이기인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메인보드 디자인에는 기가바이트가 자랑하는 고신뢰도를 위한 디자인인 ‘Ultra Durable 3 Classic' 이 들어갔다. 2oz의 구리 레이어를 사용해 저항을 줄이는 디자인과 함께 메인보드 전체에 고신뢰도를 자랑한다는 솔리드 캐패시터를 사용하여 보기에도 든든하게 만들었다. 물론 기판의 층 수가 줄어든 만큼 구리 레이어 수도 줄어서 가격적인 이점은 더 강화되었다.
상위 모델들에 비해서 전체적인 쿨링 솔루션들도 간소화되었다. 상위 모델들이 전원부-IOH-ICH를 잇는 히트파이프에, 익스트림 모델은 한술 더 떠서 별도의 조립형 히트파이프 쿨러까지 장착했던 데 비해, 이 보드는 전원부와 IOH 정도만 히트파이프를 사용하고, ICH는 일반 방열판으로 해결했다. 발열이 많은 곳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주어 비용과 효율을 같이 잡은 모습은 바람직하다.
메인보드 전원부의 디자인에는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인 ‘Dynamic Energy Saver Advanced'가 적용되었다. 이 기술을 통해 4단계로 전원부의 조절이 가능하며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오버클럭할 경우에도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메인보드의 안정성에 기여한다.
이외에도 메인보드의 안정성을 위해 돌발 상황에서 바이오스 복구가 가능하도록 한 ‘DualBIOS' 기능과, 강력한 시스템 모니터링 기능, 오버클럭을 쉽게 할 수 있는 'Easytune' 소프트웨어가 지원되는 등 비교적 보급형임에도 다양한 배려가 들어가 있다. 아무리 보급형이라지만, 엄연히 코어 i7과 X58 은 플래그쉽급 플랫폼이니만큼 기본적인 배려도 뛰어난 편이다.
충실한 기본 성능이 돋보여
'EX58-UD3R'은 기본적으로 X58+ICH10R 구성이므로 화려한 기능성을 기본으로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이 메인보드의 컨셉은 ‘화려함’보다는 ‘충실함’에 맞춰져 있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신뢰도가 높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이 메인보드가 나온 이유이다. 칩셋이 지원하는 기본적인 기능 이외에는 추가된 기능이 많지 않다는 것이 이런 점을 잘 나타내 준다.
하지만, 같은 칩셋을 사용한 메인보드라면 고가형 하이엔드 메인보드와 보급형 메인보드의 차이는 거의 없는 수준이다. 기본적인 레퍼런스 디자인과 칩셋의 지원 성능 수준을 구현하게 되면, 기본적인 성능은 보장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단가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이런 성능 차이는 거의 없는 편이다.
메인보드의 기본 성능 측정을 위한 테스트에는 인텔 코어 i7 920과 DDR3 PC3-8500 1GB 3개로 트리플 채널을 구성한 상태에서 테스트했다. 또한 그래픽 카드는 엔비디아의 9600GT와 함께 피직스(PhsyX) 가속을 위한 8600GT를 함께 장착했다. 모든 설정은 기본 클럭과 자동, 기본 설정들을 사용했다. 비교 대상은 현재 기가바이트의 X58 메인보드 중 최상위 모델인 ‘EX58-EXTREME'이다.
Sandra 2009 SP1 프로세서 테스트 결과는 오차 범위 이내지만, 'EX58-EXTREME' 모델이 약간 더 좋은 성능을 보이는 걸 볼 수 있다. 이는 메인보드에 인가되는 클럭의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봐야 한다. 상위모델인 ‘EX58-EXTREME' 모델은 기본 FSB가 135MHz가 들어가지만, 'EX58-UD3R'은 정확히 133MHz가 인가되며, FSB 2MHz의 차이는 클럭 속도 42MHz의 차이로 나타나게 된다.
수치 자체에서도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은, 이 메인보드가 최고가형 메인보드와 같은 칩셋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호환성 등에서 최소한 기본은 잘 지켜주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부가 기능적인 면에서는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기본적인 성능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프로세서 성능을 살려주는 기본기는 명확하다.
Sandra 2009 SP1 메모리 테스트에서는 다소 이색적인 결과가 나왔다. 대역폭 면에서는 약 17.1GB/s의 대역폭을 보여 트리플 채널 메모리 구성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두 메인보드 사이에서는 약간 더 높은 FSB와 메모리 클럭 덕분에 EX58-EXTREME이 조금 더 높게 나왔다. 하지만 메모리 레이턴시 면에서는 EX58-UD3R이 좀 더 유리하게 나왔는데, 이는 메모리 소켓 개수와도 상관이 있다.
6 소켓에서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보다 4소켓에서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며, 특히 기판의 품질이 유사한 경우엔 이런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
또한, 이런 소켓 구성의 차이와 미묘한 타이밍의 차이가 메모리 자동 설정 상태에서의 타이밍 설정 차이로 나타나고, 레이턴시의 차이로 나타난다. 단순해진 메인보드 구성이 확장성에서는 발목을 잡을지라도, 오히려 성능 면에서는 더 나은 점을 보일 수도 있다.
Everest 5.00.1686을 사용한 메모리 대역폭 테스트 결과에서는 Sandra와 마찬가지로 EX58-EXTREME의 결과가 FSB와 메모리 클럭의 차이만큼 높게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이 테스트에서는 레이턴시도 거의 같거나 EX58-EXTREME 쪽이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테스트 방법의 미묘한 차이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기본적인 연산 성능을 볼 수 있는 SuperPI 벤치마크는 다른 시스템 요소에 영향을 받지 않는, 순수한 프로세서와 메모리의 성능으로 결과가 나오는 테스트이다. 같은 기본값임에도 두 메인보드는 1초의 차이를 보였는데, 실질적으로는 0.3초 정도의 차이지만 소숫점을 제외한 결과치에서는 1초의 차이를 보인다. 이 결과에서 보이는 1초의 차이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되는 정도이다.
3DMark Vantage에서는 두 가지 경우를 감안해서 테스트했다. 사용된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의 9600GT, 8600GT 두 장으로, 이 둘을 동시에 장착하고 8600GT를 피직스 전용 카드로 설정한 상태이다. 그리고 피직스 가속을 끈 상태, 8600GT를 사용한 상태 두 가지로 테스트했다. 결과값은 높을수록 좋다.
두 결과치 모두 거의 오차범위 이내이다. 프로세서 점수가 차이나는 이유는 FSB 2MHz 차이의 힘이며, 이를 반영한다면 거의 동일한 성능이라고 봐도 무방할 수준이다.
3DMark 결과가 그래픽 이외에도 프로세서와 메모리 등의 기반 환경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과 피직스 가속을 위해 별도의 그래픽 카드를 두 번째 PCI 익스프레스 슬롯에 장착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결과가 거의 동일하다는 것은 두 번째 PCI 익스프레스 슬롯도 상위 모델과 마찬가지로 문제없이 성능을 내어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높은 효율의 전원부가 돋보여
일반적으로 보급형과 고급형 메인보드의 차이 중에서 눈에 띄지 않지만 중요한 것이 ‘전원부’ 이다. 프로세서에 안정적인 전원 공급을 위해서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고, 현재의 대세는 고용량과 병렬화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고급형 메인보드들은 수십 페이즈의 병렬화된 대용량 전원부를 갖추고 오버클럭 등의 고전력 사용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뢰성이 높은 전원부는 제품이 가진 숨겨진 장점이다. 상위 모델들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의 강력한 전원부 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TDP 130W 수준의 코어 i7 프로세서를 뒷받침하는 데 있어 부족함이 없다. 어느 정도까지의 오버클럭도 충분히 지원하기는 하지만, 이 경우엔 별도로 파워 서플라이와 전원부의 발열, 프로세서의 발열 등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전원부 쿨링 솔루션이 간소화된 이 메인보드에서 오버클럭은 다소 주의가 요망된다.
제품이 내세우는 것은 ‘오버클럭’ 보다는 ‘신뢰성’과 ‘효율’이다. 이 효율을 위해 다양한 자체 기술을 동원했으며, 풀로드 상황에서 안정성 확보와 함께 효율을 높였다. 일반적으로 전원부의 경우 어느 정도 이상의 부하가 걸리면 효율이 떨어지고 나오는 전력에 비해 들어가는 전력이 많아지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전원부가 사용이 고려되는 TDP보다 일정 수준 이상의 여유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메인보드는 일반적인 보급형 메인보드에 비해 이 여유폭이 비교적 큰 편이다.
여유폭이 주는 힘은 테스트 결과에서 잘 볼 수 있다. 테스트 결과는 전체 시스템이 사용하는 전력량이며, 두 시스템은 메인보드 이외에는 모든 점이 동일하다. 비교에 사용된 'EX58-EXTREME'의 전원부 구조와 쿨링 솔루션은 기가바이트의 메인보드 중에서도 최고라 할 만한 제품이고, 기본 클럭에서 사용할 경우 이론적인 최대 효율 구간 안에서 사용이 가능해 풀로드시 전력 소비도 최소한으로 억제할 수 있다.
그리고 'EX58-UD3R'의 테스트 결과는 이 ‘EX58-EXTREME'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유휴 상태에서는 기본적으로 메인보드가 간소화된 만큼 전력 소비가 더 작다. 이는 ’EX58-EXTREME'에 기본적으로 다양한 옵션에 LED 등이 장착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이를 제외하면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풀로드시의 결과는 ‘EX58-EXTREME'에 비해 ’EX58-UD3R'이 15W 가량 더 많았는데, 이는 비교적 간소화된 전원부의 영향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나치게 충실할 정도의 'EX58-EXTREME'의 경우 코어 i7 920의 풀로드 상황에서도 전원부에 여유가 있고, 높은 효율을 그대로 유지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EX58-UD3R'은 이 정도로 전원부의 상황이 여유롭지 못하다. 전원부는 약간 간소화된 9페이즈 정도이며, 이 정도면 130W TDP수준에서 충분한 수준이지만 풀로드 상황에서 12페이즈의 전원부에 비해 높은 부하량과 함께 약간의 효율 저하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 메인보드의 전원부가 약하다는 것은 아니다. 비교 대상이 너무 강할 뿐이다. 이 정도의 전원부라면 왠만한 오버클럭에도 별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또한 몇몇 메인보드에서 종종 보고되는, 풀로드시 전원부의 거슬리는 잡음같은 문제도 전혀 없었다는 데서 이 메인보드의 전원부도 충분히 만족할 만큼의 여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합리성'이 돋보이는 메인보드
'기가바이트 EX58-UD3R' 메인보드는 고가형 메인보드에 들어가는 많은 기능을 생략했다. 화려한 전원부와 쿨링 솔루션, 다채로운 부가 기능을 줄이고, 칩셋이 지원하는 기본 기능에 충실한 덕분에 높은 가격대 성능비와 안정성, 실속까지 모두 갖출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용자가 칩셋이 지원하는 기본 기능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 메인보드의 기능성은 상대적으로 빈약해 보일 뿐, 절대적으로 보면 충분한 수준이다. i7 프로세서의 보급의 첨병이라 할만하다.
게다가 지금까지 안정성이라는 면을 줄곧 강조해 온 기가바이트의 이미지도 이 메인보드에 있어 어드밴티지로 작용한다. 메인보드의 신뢰도를 위해 도입한 ‘Ultra Durable’ 디자인이 실제로는 다른 메인보드와 수치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해도 보여주기 힘들지만 이를 배려한 디자인이라는 데서 사용자의 심리적 만족감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물론, 코어 i7 기반 시스템은 명실상부한 플래그쉽 플랫폼이다. 플래그쉽의 상징은 강력함과 화려함이며, 이 메인보드는 일단 강력함은 있지만 화려함은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컴퓨터란 남에게 자랑하려고 쓰는 게 아니라 자신이 필요하니까 쓰는 것이다. 자신이 꼭 필요한 부분에 투자하고, 최고의 투자 대비 성능을 얻기 위해, 그리고 코어 i7의 성능이 꼭 필요한 사용자들에게 있어 'EX58-UD3R'의 존재는 각별한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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