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알려진대로, 한국 영화계에서는 소위 '조폭' 장르를 효자상품으로 삼아 참 많이도 다뤄 왔다. 일본 역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훨씬 예전부터 나름대로의 스타일을 키운 숨은 강자. 때문에 '미화'라면 '미화'일 수 있고, '희화화'라면 '희화화'일 수 있는 그런 작품들이 많다. 그런 차원에서 미국 발매명칭이 '야쿠자'(Yakuza)인 '용과 같이'를 본다면 위치가 꽤 묘하다. 미화와 희화화, 딱 그 중간에서 논다.
잊을 만하면 각종 토픽성 사고로 외신을 장식해 이목을 끄는 야쿠자를 게임으로 다룬다는 점. 이때문에 조폭으로 인해 이래저래 사회면이 언제나 가득 찬 나라에서 사는 사람이 보기에는 불편할 것 같으나, 실제 게임을 해보면 마초들의 로망이 가득 담긴 그런 게임이 나온다. '야쿠자'라는 직업(?)은 어찌보면 핑계일뿐, 세상 참 마음 편하게 사는 한 아저씨의 이야기가 한가득이다.
물론,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끝' 같은 식으로 이야기가 풀리는 건 엔딩 뿐이다. 그 이전 단계에서는 영화에서 많이 봤던 그런 음모와 만화에서 많이 봤던 그런 사고들이 연이어 터진다. '복수'라는 고전적인 테마가 흐르는 가운데, 세대를 뛰어넘어 범죄의 영역에서 살짝 발을 걸치는 사랑(!)과 형동생 사이에서 펼쳐지는 미묘한 질투(?)가 화면을 채운다. 영화로 친다면 'B급 무비'같은, 그런 분위기가 있다.
▲ '새벽출근 야근필수'인 사람들이 동경하는 '아저씨 판타지'의 결정판!
국내에 정식발매된 타이틀이 '일본어판'인 관계로, 일본 현지인 수준의 일어실력이 없다면 생소한 말장난을 이해할 길이 없다. 때문에 언어가 주는 재미를 논하기에는 어중간한 실력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런 한계가 게임 플레이에 앞서 일단 그어지는데, 그렇다고 해도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 그 자체가 주는 자극이 매우 독특해 흥미롭게 다음다음을 외칠 수 있다.
일단, 일본 여행을 가본 사람이라면 깜짝 놀랄 장면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 특히 밤의 유흥가를 묘사한 부분은 이제껏 이랬던 게임이 시리즈 전작밖에 없었다고 할 정도로 매우 독특한 부분이다. 애당초 게임 설정 자체가 유흥가에 유착한 야쿠자 출신 주인공을 다룬 것이기에 세세한 부분까지 고증을 한 부분이 눈에 보인다. 개발자들의 발로 뛰는 취재활동이 아스라히 떠오를 정도로.
특히 전작이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를 다룬데 반해, 3편에서는 지방인 오키나와가 배경이다. 또 다른 나름대로의 풍미와 아저씨들의 판타지가 더욱 버무려져 남의 나라 사람이 보기에는 신기로울 지경이다. 또 다양한 미니게임들이 가라오케, 단란주점 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바람에 남자들의 밤문화를 하이퀄리티의 게임으로 즐기는 묘한 상황도 연출된다.
▲ 아저씨 취향이 물씬 풍기는 땀 냄새 나는 장면이 곧잘 연출된다.
참으로 진한 도시남자의 인생 이야기를 논하던 전작에 비해 터무니 없는 스케일을 자랑하는 규모로 이야기를 키워 보는 사람이 뒷감당이 안된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이긴 하나, 오키나와 미군기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건설족과 정치인들의 결탁은 남 이야기는 아닌지라 그리 웃고 말 일은 아닌 듯 하다. 여기에 성질대로 사는 한 남자가 개입했으니, 어지간 할까.
기본적으로 놀고 먹는 분위기 외에도, 일단 주인공의 전업(前業)인 '야쿠자'와 관련된 각종 미션이 많아 게임 속 요소들을 모두 다 즐겼다는 증거인 100% '컴플리트'를 기록하기에는 버거운 편이다. 때문에 매번 플레이할 때 마다 신경쓰면서 진행할 부분이 많은 편인데, 이를 보면 천상 '게임'이라는 그런 느낌도 없지 않다. 그래도 시간만 흘려보내는 타임킬링용이 아니라는 점은 즐기다보면 느껴진다.
미니게임과 각종 미션들이 풍부한 편인데다, 아저씨들의 환타지를 자극하는 측면도 강하다. 그러나 그런 요소들을 압도하는 스토리 텔링이 매우 무겁게 다뤄진다. 게임을 빙자한 인터랙티브 무비라고 해도 될 정도로 꽉 짜여진 구도 내에서 주인공이 사건을 파해치는 구조다. 플롯이 정해진 전형적인 '일본 콘텐츠' 답다. 정말 '말'만 된다면 매우 재미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한글판'이 아니다.
▲ 남의 나라 조폭 이야기는 적당히 몰라야 더 재미있다.
18세이용가 / 평점 : 7점(10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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