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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 & 테크

최신 HP 토너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

by 테리™ 2008.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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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터 소모품에서 '잉크'와 더불어 양대산맥인 것이 '토너'다. '노즐의 잉크, 드럼의 토너'라 해서 서로 비슷한 기능의 부품으로 동작하기는 하나, 상이한 물성과 개념으로 인해 독자적인 시장에서 양판되고 있다. 토너가 들어가는 프린터를 '레이저 프린터'라고 부르는데, 이는 광전자를 활용하는 프린팅 방식에 기인한다.

HP는 레이저 프린터 시장에서 선두 기업으로써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리테일용 레이저 프린터 부분에서는 타사에 비해 활발한 판촉활동으로 높은 인지도와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확보한 것으로 유명하다. 어찌보면 안심하고 방만할 수 있는 입장인데, 이런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일을 벌이려 하고 있다.


▲ HP AP지역 토너 마케팅 담당 웡 키젠(Wong Kee Jen)

HP AP지역 토너 마케팅 담당 웡 키젠(Wong Kee Jen)은 HP의 토너 비즈니스가 2008년을 기해 또 한번의 혁신을 이루었다고 설파했다. 새롭게 나오는 토너가 과거에 비해 향상된 기술을 적용해 예전보다 뛰어나진 인쇄 퀄리티와 속도 등을 이뤘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의 근거가 되는 것은 2008년형 신제품들이다.

2008년에 나오는 제품들은 가정용으로는 CP1518, CP1215 프린터가 대표적이며, 기업용으로는 CP6015와 CM6040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종 모두, 새롭게 더욱 강화된 컬러스피어 토너를 쓰게 되는데, 2007년에 개발된 컬러스피어 토너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효율을 높인 튜닝판이 시장에 투입된다. 2007년형과는 여러모로 남다른 토너가 2008년에 출시되는 프린터에 쓰인다.

레이저 프린터의 복사 인쇄 과정을 먼저 알아둘 필요가 있다. 레이퍼 프린터에서는 우선 전하 충전 롤러에서 인쇄 정보에 따라 전하를 정렬시키는 과정부터 미션이 시작된다.

레이저 노출과 토너 내 입자의 공급과정인 디벨롭핑을 거쳐 종이에 정렬된 토너 입자가 용지에 뿌려진다. 용지는 용지대로 입자를 용지에 압착시키는 퓨징으로, 토너를 토너대로 드럼에 붙은 입자를 청소하는 클리닝이 이뤄진다.

정품 토너는 프린팅 과정 모두가 고도의 기술과 테스트를 통해 안정화되어 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HP의 R&D 노력과 프린터 관련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관련 솔루션을 자사 제품에 접합시키는 HP의 마케팅 노력이 어우러지면서 독보적인 경지에 올랐다.

말로만 본다면 상당히 평이한 표현이긴 하나, 이 배경은 만만한 것이 아니다. HP의 주장대로 '모든 토너가 다 똑같지는 않다'. 토너 입자의 형태와 물성부터 시작해 토너에 내장된 기계장치까지 출력 품질과 속도를 위해 튜닝 과정을 거쳤다.

HP는 제품 설계, 생산, 사용, 재활용, 진화, 전략 수정, 제품 설계로 이어지는 에코 시스템을 자사 토너 비즈니스에 도입해 매년 변화가 거듭되는 패턴을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너무 잦은 느낌이지만, 그만큼 매년 혁신이 거듭된다는 증거라고도 볼 수 있다.

HP 레이저 프린터 중에서 요즘 큰 인기를 끄는 것은 '컬러 레이저 프린터'다. 과거에는 기업에서나 쓰이는 매우 비싼 솔루션이었으나, 지금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가정에서도 큰 부담없이 쓸 수 있는 솔루션으로 정착했다.

HP는 1995년 고체 형태의 입자 덩어리를 출력할 때 마다 부숴서 쓰는 분쇄형 토너 투입부터 시작해, 1998년 케미컬 CYM 무광택 토너와 2002년 케미컬 CYMK 광택 토너에 이르기까지 토너를 진화시켜왔다. 그리고 올해, 2세대 컬러스피어 토너를 선보였다.

화학적으로 양성되지 않은 컬러 토너에 비해 HP의 정품 토너는 접촉 디벨로핑과 컬러 최적화를 위한 입자의 규격화와 미립자화를 모두 이뤘다. HP는 입자 자체의 크기를 모두 제어하기 때문에 일관된 출력품질을 얻어내기 좋다.

중앙에 배치된 왁스 코어를 중심으로 입자를 구성하는 첨가제와 수지, 안료가 이상적인 구조로 정착되어 있다. 물성이 안정화되어 있어 용지에 압착했을 때 고른 배포가 가능하다. 이런 안정화된 물성을 바탕으로 프린팅 퀄리티를 높이는 솔루션 적용이 가능해졌다.


▲ 정품 토너 입자와 재생 토너 입자는 입자의 물성이 매우 다르다.

웡 키젠(Wong Kee Jen)은 자사 컬러 토너의 장점을 설명하기 위해 구불구불 안의 길이 꼬인 데모 장비를 들고 나왔다. 왼쪽에는 재생 토너 입자가, 오른쪽에는 정품 토너 입자가 들어 있었다.

모래시계처럼 위 아래를 뒤바꾸면 입자들이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정품 토너 입자는 '가루'임에도 불구하고 물 처럼 흘러간다. 반면, 재생 토너 입자는 '가루'답게 쏟아져 내린다. 정품과 재생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HP 내부 자료에 따르면, 2005년에 나온 1세대 컬러스피어 토너 이전인 2004년 컬러 토너에 대비해 2세대 컬러스피어 토너의 광택은 117% 가량 향상되었다. 2005년에 나온 1세대 컬러스피어 토너와 비교해도 30% 가량 향상되었다.

컬러범위도 좋아졌다. 2004년도에 나온 컬러 토너와 비교했을 때에는 39%, 2005년에 나온 1세대 컬러스피어 토너와 때에는 10% 컬러 범위가 개선되었다. 고해상도에서는 2004년식이 80%, 2005년 1세대 컬러스피어가 100%, 2008년 2세대 컬러스피어가 110% 수준이다.

향상된 성능을 바탕으로 최근 발매된 2세대 컬러스피어 토너 기반 제품들은 사내 마케팅에 쓰이는 자료까지 출력이 가능한 만능일꾼이 되었다. HP가 발매하는 특수 매체와 부속품이 있다면 간단한 마케팅 책자까지 내부적으로 제작이 가능해졌다.

세대 교체를 이룬 컬러스피어 토너와는 달리, 흑백 토너는 기존 토너를 개량하는 쪽으로 발전했다. 2007년에 나온 타입 III 토너는 토너 자체의 부피를 줄일 목적으로 나와서, 폼팩터로 다뤄지는데 비해 타입 II는 양판형으로 대중성을 지닌 제품에 투입된다.

새롭게 개선된 흑백 토너는 우선 2002년에 처음 발표된 타입 II 토너 폼팩터로 나온다. 흔히 '초벌 인쇄'라 불리는 대용량 출력에 쓰이는 프린터에 주로 들어가는 제품인데, 올해 개선된 제품이 들어가면서 엔트리레벨 등 프린터 제품군의 경쟁력이 향상되었다.

흑백 토너에 들어가는 입자도, 2세대 컬러스피어 토너 처럼 원형 왁스 코어 주변에 첨가물과 입자를 골고루 뭉친 형태로 만들어졌다. 흑백 토너의 경우, 출력 속도 향상을 위해 퀄리티를 희생하고 대신 '자성'을 넣는데, 이번에는 그게 없어졌다.

자성이 들어간 입자를 쓰면 출력을 할 때 드럼에 입자가 빨리 붙는다. 문제는 자성을 지니고 있다보니 드럼 통제대로 완벽하게 출력이 되지 않은 가능성이 상존한다. 게다가 클리닝이 제대로 되지 않아 드럼 수명이 짧아지는 문제가 있다. 이번에 이게 개선되었다.


▲ 최신형 토너의 흑색 입자는 과거에 나온 토너와 달리 자성이 없다.

과거에 나온 토너 입자에 자석을 가져다 대면 입자들이 자석에 그대로 붙어 버린다. 반면에 새로 나온 흑백 토너의 입자는 자석을 가져다 대도 요지부동이다.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이제 드럼과 회로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굳이 자성이 없어도 빠르고 정확한 출력이 가능해진 것이 첫 번째 이유다. 그리고 두 번째로 낮은 열로 입자를 다루는 기술이 개발되어서다. 그 기술의 이름은 로우 멜트(Low Melt)다.

로우 멜트 기술이 들어간 개량된 타입 II 토너가 등장함에 따라 레이저 프린터의 퓨징 과정에서만 에너지 소모가 15% 절감되었다고 한다. 또한 정확성이 높아져 앞서 나온 레이저 프린터 모델에 비해 페이지 당 소모되는 토너량이 9% 절감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카트리지 크기는 31%, 공급 호퍼는 24%, 클리닝 호퍼는 59%, 토너 제작에 쓰이는 플라스틱은 10% 절감되었다.

'친환경'이라는 테마 하에서, 어차피 유해한 물질이라면 조금이라도 자원을 덜 쓰는 게 맞다. 토너는 엄밀히 이야기해 인체에 좋고, 자연에 좋은 물건은 아니기 때문에, 입자와 소재 등을 최대한 아끼는 게 '친환경'이 되는 물건이다. 따라서 기존 모델(63도)에 비해 6도 가량 낮은 온도(57도)로 레이저 프린팅을 가능하게 로우 멜트 기술은 HP의 친환경 정책에 부합하는 물건이라 할 수 있다.


▲ HP는 강화된 품질로 정품 토너의 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타입 II 토너에 로우 멜트 기술이 들어가면서 최대 62ppm의 문서 출력이 가능해진 점도 눈에 띄지만, 프린터 내부적으로 카트리지와 프린터 간이 통신을 통해 최적의 출력 품질과 일관된 출력 결과를 구현해 내는 지능형 카트리지가 도입된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HP는 인텔리전스 로직을 카트리지에 도입해 출력을 위한 솔루션을 고도화하는데 성공했다.

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들어가는 토너도 한 차원 더 앞서나가는 것이 가능해졌다. 가격 문제로 재생 토너가 만연하는 세태 속에서, HP는 기술력 하나로 비교 자체가 무색한 격차를 재생 토너 업체와의 사이에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프린트와치에서 선보인 2008년형 토너들은 그런 HP의 야망을 상징하는 것이라 지칭하기에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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