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동인지(同人誌) 판매행사인 코믹마켓74(이하 C74)가 지난 2008년 8월 15일부터 8월 17일까지 3일동안, 도쿄의 오다이바(お台場)에 위치한 빅사이트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기사에서는 코미케 행사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다뤄지는 '기업 부스'에 대해 중점적으로 탐구해보도록 하겠다.
* 이 글에 사용된 사진은 정식으로 프레스 등록 후 촬영한 것임을 밝힙니다.
*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하여 사진의 일부분을 흐리게 처리했습니다.
* 이 글에서 사용된 이름이나 지명은 가장 현지 발음에 가깝다고 생각되는 형태로 살렸습니다.
* 코믹마켓(コミックマーケット), 코미켓(コミケット), 코미케(コミケ) 등은 유한회사 코미켓(有限会社コミケット)의 등록상표입니다.
* 코믹마켓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와 용어에 대한 해설은 '[특집] 코믹마켓73 (C73) 참전 보고서'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끝까지 버틴 사람이 이기는 서관 기업 부스
동관과 서관에 펼쳐진 일반 서클 부스에서는 그동안 쌓아놓았던 노하우와 신간의 인기도를 면밀히 파악해서 공략 순서를 정하고, 한눈 팔지 않고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참가자들만이 승리한다.
그렇다면 기업 부스에서는? 자신이 꼭 갖고 싶은 상품만을 미리 카탈로그나 기업 부스 팜플렛을 통해 선정한 다음, 줄을 서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참가자들만이 승리할 수 있다. 그야말로 인파와 더위(혹은 추위) 속에서 끝까지 버틴 사람이 이기는 셈이다.
특히나 코믹마켓에 처음 참여하거나, 혼자서 참여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주의해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선착순 300명 한정’ 이라는 문구에 끌린 나머지 무턱대고 줄을 서서는 안된다. 시간은 시간대로 날리고, 정작 해당 기업 부스에 도착해서는 ‘매진사례’ 라는 안내판을 보고 좌절하게 될 것이다.
이번 2부에서는, 이처럼 인내심이 승패를 가르는 치열한 전쟁터인 C74의 기업 부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 기업 부스에 참여하는 크고 작은 기업들이 거의 150개에 달하는 이상 모든 기업 부스를 소개하는 데는 무리가 따르며, 이 중에서 국내에도 인지도가 있는 30여개 가량을 추려서 소개하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 사전에 무료로 배포된 기업 부스 팜플렛
서관 4층 입구에서부터 참가자들을 분류
일반 서클이 출전한 동관 취재를 마치고,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는 서관의 기업 부스로 향했다. 작년만 해도 코스프레 장소로 쓰이던 서관 4층의 광장은, 이번 C74부터는 순수히 참가자들을 줄세우기 위한 장소로 변모했다. 한편, 코스프레 광장은 1층의 식당가로 자리를 옮겼다. 이런 장소 변경 때문에 기업 부스를 노리는 참가자들은 한 시름 덜게 되었다.
▲ 코스프레 참가자들이 자취를 감춘 서관 4층의 광장
1층으로 이동된 코스프레 광장 덕분에, 코스프레를 위해 코믹마켓에 참가한 사람들은 거꾸로 홍역을 치렀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촬영을 위해 해당 장소로 가 보았으나, 워낙 면적이 좁은데다 사람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단순히 사진을 찍는 것도 힘들었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찍은 사진을 보도용으로 사용하려면 일일이 당사자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개별적으로 허락을 받는 것이 아예 불가능했다. 따라서 이번 취재의 목표로 삼았던 코스프레 사진의 게재는 올 겨울에 열리는 C75를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 1층으로 이동된 '코스프레 광장'
아래 사진은 오전 12시를 조금 넘긴 서관 4층의 광경이다. 참가자들이 노릴만한 기업 부스를 정리해서, 아예 입구에서 참가자들을 분류하고 있었다. 사진 오른쪽에 서 있던 스태프가 “○○기업의 부스로 가시는 참가자들은 이쪽(오른쪽)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라면서 연신 소리를 치고 있었다.
▲ 아예 입구에서부터 분류되는 기업 부스 참가자들
이렇게 분류된 기업 부스 참가자들은 행사장 안으로 들어갈 때 다시 한번 홍역을 치러야 한다. 이미 12시가 넘었는데도, 많은 참가자들이 기업 부스로 몰려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른쪽 끝에도 기업 부스로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참가자들이 보인다.
▲ 기업 부스로 밀려드는 참가자들
어느 정도 혼잡도가 완화된 기업 부스 안
인파를 뚫고 입장한 기업 부스는 예상 외로 혼잡도가 낮았다. 이는 혼잡도가 최대인 10시부터 12시가 지난 탓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리프/아쿠아플러스(Leaf/Aquaplus), 나노하 스트라이커즈 프로젝트(Nanoha Striker’s Project), 그리고 프론티어 웍스(Frontier Works)로 집중된 것도 한 몫 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아래 보이는 사진은 성우 관련 CD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기업인 DEARS의 부스를 촬영한 것이다(부스번호 354). 이 DEARS에서는 C74를 맞아서, 남성 성우 10명과 여성 성우 10명이 참여해서 일본의 옛날 이야기를 낭독한 특별 기획 CD를 들고 나왔다. CD의 가격은 각각 3,000엔. 성우 오타쿠가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일본에서는 이런 기획 CD도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다.
▲ DEARS 부스
리프/아쿠아플러스, 프론티어 웍스와 함께 이번 C74 기업 부스의 3대 암초(?)로 불린 나노하 스트라이커즈 프로젝트의 부스(부스번호 141)도 빼놓을 수 없는 볼꺼리다.
이 곳에서는 인기리에 방영된 TV 애니메이션인 ‘마법소녀 리리칼 나노하 스트라이커즈(魔法少女リリカルなのはStrikerS)’의 사운드트랙을 필두로 각종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와 스티커 등 각종 캐릭터 상품을 판매했다. 이 부스에서는 C74가 끝나기도 전인 두번째 날(8/16)에, 사운드트랙을 제외한 모든 캐릭터 상품을 팔아치우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 부스에 둘러쳐진 '폴리스 라인'이 인상적
성우들이 매주 진행하는 인터넷 라디오를 무료로 방송하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인 온센(音泉)도 이번 기업 부스에 참여했다(부스번호 251). 이 온센에서는 미소녀 게임 전문 회사인 키(Key)사(社)의 신작인 ‘리틀 버스터즈(Little Busters)’ 의 인터넷 라디오 방송분을 모은 CD와, 리프/아쿠아플러스의 장수 인기 게임인 ‘투하트 2 어나더 데이즈(ToHeart2 Another Days)’의 인터넷 라디오 관련 상품을 들고 나왔다.
특히 성우들이 라디오 방송에서 장난삼아 꺼낸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티셔츠가 진짜로 판매되어, 해당 부스를 지나치다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는 참가자들을 제법 발견할 수 있었다.
▲ 인터넷 라디오의 큰손, '온센' 부스
대형 애니메이션 전문점인 아니메이트(Animate)가 출자해서 세운 미디어 기업인 프론티어 웍스(Frontier Works)는 C74에, 동인 게임을 원작으로 애니메이션과 만화, 소설, 실사 영화등으로 미디어 믹스를 펼치고 있는 작품인 ‘쓰르라미 울 적에(ひぐらしのなく頃に)’ 관련 상품을 들고 나왔다.
이와 더불어 지난 2007년 하반기부터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상영되고 있는 ‘공의 경계(空の境界)’ 의 인터넷 라디오를 담은 CD도 기업 부스 참가자들의 인기를 모았다.
▲ 프론티어 웍스 부스
코가도 스튜디오(工画堂スタジオ)는 ‘대전략’, ‘파워돌(POWER DoLLS)’ 등으로 우리나라 게임 마니아에게도 친숙한 게임 제작사이다(부스번호 351). 특히 특유의 일러스트는 애호가들이 국내에도 있을 정도.
코가도 스튜디오는 신작 게임인 ‘새벽의 아마네카와 푸른 거신(暁のアマネカと蒼い巨神)’ 관련 상품을 들고 나왔다. 사진의 부스 왼쪽에 보이는 캐릭터가 해당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이다. 이외에 연말에 PSP로 플랫폼을 옮겨 발매될 게임인 ‘솔페쥬(Solfege)’의 출연 성우들이 등장하는 드라마 CD도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 우리나라에서도 인지도 높은 코가도 스튜디오 부스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드라마 등 다양한 문화상품을 제작, 판매하고 있는 미디어팩토리(Media Factory)의 부스다. 최근 제 3기가 TV에서 방영되고 있는 애니메이션인 ‘제로의 사역마(ゼロの使い魔)’ 관련 상품과 ‘일기당천(一騎当千)’ 관련 상품을 들고 나왔다.
각종 상품을 1인당 1개만 살 수 있다는 제한이 걸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 부스에서는 첫날 들고 나온 거의 대부분의 상품을 개장하자마자 2시간 30분 만에 다 팔아치워 매우 한가한(?) 개점휴업 분위기였다.
▲ 첫날부터 매진을 기록한 미디어팩토리 부스
성우들이 출연하는 방송을 내보내는 라디오 방송국인 라디오 칸사이(ラジオ関西)에서도 각종 라디오 방송을 담은 CD를 들고 나왔다. 우에다 카나(植田佳奈), 시미즈 카오리(清水香里), 사토 리나(佐藤利奈), 이노우에 마리나(井上麻里奈) 등 현지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유명 여성 성우들이 진행하고 있는 방송들이 많은 만큼, 성우 오타쿠라면 놓칠 수 없는 부스 중 하나였다.
▲ 성우 오타쿠들의 발길을 붙잡은 라디오 칸사이 부스
각종 애니메이션 OST와 음반, DVD를 내놓고 있는 거대 레이블인 란티스(Lantis)에서는 자사의 각종 CD와 DVD를 부스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이 부스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일반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가장 큰 차이점 하나. 바로 이 부스에서 3천엔 이상 상품을 구입한 사람에게 각종 홍보 영상이 담긴 ‘한아름 DVD(大入りDVD)’ 를 증정하고 있었다. 게다가 비매품인 까닭에 이 DVD를 노리는 사람이 제법 있었다고 한다.
▲ '비매품 DVD'로 오타쿠들의 지갑을 공략한 란티스 부스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는 캐러아니(キャラアニ)는 카도카와 서점(角川書店)에서 발매되는 월간 만화잡지인 콤프틱(コンプティーク) 편집부와 합동으로, 인기 애니메이션인 ‘러키☆스타(らき☆すた)’와 ‘스쿨 데이즈(School Days)’, ‘카노콘(かのこん)’ 등의 관련 상품을 들고 나왔다(부스번호 121). 특히 여러가지 관련 상품이 들어 있는 주머니를 일정 가격에 판매하는 복주머니는 사진 촬영 당시 이미 품절 상태였다.
▲ '복주머니'로 많은 인기를 끈 캐러아니 부스
아크로팬의 분석기사로 소개한 바 있는 무료 UCC 서비스인 니코니코동화를 운영하는 기업인 드왕고(Dwango)의 기업 부스이다(부스번호 233). 이 부스에서는 일정 간격으로 무료로 갱신되는 인터넷 애니메이션인 ‘캔디☆보이(Candy☆Boy)’ 와 ‘펭귄아가씨♥하-트(ペンギン娘♥はぁと)’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해당 부스에서만 판매하는 전화카드(통칭 ‘테레카テレか’)와 마우스 패드가 많은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 드왕고 부스. '특정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애니메이션 마니아라면 그 이름이 친숙할 거대 미디어 기업인 포니 캐년(Pony Canyon)에서는 ‘포니캰’이라는 이름으로 부스를 냈다(부스번호 344). 이 부스에서는 자사가 판권을 가지고 있는 ‘늑대와 향신료(狼と香辛料)’, ‘연희무쌍(恋姫無双)’ 등의 홍보 동영상을 상영함은 물론,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그려진 마우스 패드등을 판매했다. 하지만 1일 판매 수량이 최소 300개에서 최대 500개로 제한되어 있어, 맨 앞에 줄을 선 극히 일부의 참가자들만이 승전보를 울렸다는 후문이다.
▲ 많은 참가자들을 울린 포니캐년 부스
매월 발행되는 4컷 만화 전문 잡지인 ‘망가 타임 키라라(まんがタイムきらら)’ 를 발행하는 출판사인 호분샤(芳文社)도 기업 부스에 등장했다. 이 ‘망가 타임 키라라’ 에는 지난 2007년에 이어 2008년 7월부터 제 2기 애니메이션 방영이 시작된 4컷 학원 만화인 ‘히다마리 스케치(ひだまりスケッチ)도 연재되고 있다. 사진 오른쪽 위에 보이는 여자아이가 바로 등장 인물 중 하나인 ‘유노(ゆの)’ 이다.
이 호분샤에서는 C74를 맞아서, ‘망가 타임 키라라(자매지 포함)’ 에 작품을 연재하고 있는 작가들이 스스로 자신의 작품을 패러디한 작품집을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 호분샤 부스. 유노의 일러스트가 인상적이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부스는 일본 최대의 미디어 재벌인 카도카와(角川) 그룹 홀딩스의 산하 회사이며, 우리나라의 게이머들에게는 게임 잡지인 패미통(ファミ通)으로 알려진 엔터브레인(エンターブレイン)의 부스이다. 이 부스에서는 각종 캐릭터 상품 이외에, 9월 25일 발매 예정인 여성향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인 ‘트루 포춘(True Fortune)’을 홍보하고 있었다. 이 게임은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인 히비키 레이네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 신작 게임을 홍보중인 엔터브레인 부스
마이니치 신문(毎日新聞)에서 발행하는 애니메이션/게임 정보지인 만탄 브로드(まんたんブロード)의 부스에서는, 해당 최신호를 지나가는 참가자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있었다. 이 만탄 브로드는 매달 말 아니메이트나 게이머즈, 망가노모리 등 전문점에서 무료로 배포되며, 매 호마다 유명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하여 표지를 장식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부스 바깥에 붙어 있는 포스터는 국산 온라인 게임인 씰 온라인(Seal Online)인데, 이 씰 온라인은 최근 일본에서도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 마이니치 신문의 정보지, 만탄 브로드 부스
2차원 바코드인 QR코드에 각종 웹 사이트의 주소를 넣어서, 이 주소에 휴대전화로 접속하면 각종 배경화면을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는 홍보활동도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아래 사진에 담은 부스는 성인용 미소녀 게임 개발사인 Alcot의 부스인데, 사진과 같이 C74가 개최되는 3일동안 휴대전화용 배경화면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QR코드를 전시하고 있었다.
게다가 매일 내려받을 수 있는 그림이 달라지므로, 해당 개발사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참가자라면 좋든 싫든 이 부스에 들를 수 밖에 없다. 이 부스를 기획한 사람은 ‘한정’ 과 ‘공짜’ 라는 단어가 합쳐지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잘 알고 있는게 분명하다.
▲ 무료 배경화면을 홍보에 활용한 Alcot 부스
‘스트리트 파이터(Street Fighter)’와 ‘몬스터 헌터 포터블(Monster Hunter Portable)’ 시리즈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게임 개발사인 캡콤(Capcom)에서도 자사 게임의 홍보를 위해 부스를 냈다.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미디어 믹스 작품인 ‘페이트 스테이/나이트(Fate/Stay Night)’의 외전격 작품인 PSP용 게임, ‘페이트/언리미티드 코드(フェイト/アンリミテッドコード)’ 와 ‘타이거 콜로세움 어퍼(タイガーころしあむアッパー)’가 바로 그것이다.
이 부스에서 판매한 상품은 캐릭터가 그려진 달력과 전화카드가 무작위로 들어가 있는 복주머니였다. 가격은 무려 5,000엔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취재를 위해 사진을 찍는 동안에도 이 복주머니를 다섯개 사들고 사라지는 한 일반 참가자를 목격할 수 있었다.
▲ 캡콤 부스. 신작 게임 홍보에 여념이 없었다.
기업 부스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각종 만화/애니메이션 전문점 부스이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것은 만화 전문점인 토라노아나가 출전한 부스이다. 이 부스에서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를 총동원해, ‘츤데레’ 여성 캐릭터가 담긴 일러스트집을 판매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일러스트가 그려진 대형 장식물도 판매했다. 아래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당히 많은 참가자들이 몰려서 관련 상품을 쉴 새 없이 사가고 있었다. 때문에 사진을 찍는데도 무척 애를 먹었다.
▲ 만화 전문점 토라노아나 부스
이케부쿠로를 본거지로 둔 K-BOOKS([특집] 이케부쿠로 '오토메 로드' 관광가이드 참고)에서도 판매 전쟁에 뛰어 들었다. K-BOOKS에서는 각종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그림을 그린 전화 카드와 토트백등을 판매했다. 뿐만 아니라 남성 참가자들이 주로 몰리는 기업 부스에서는 보기 드물게, 각종 여성향 드라마 CD를 내놓아 여성 참가자들의 발길을 유도하기도 했다. 물론 이렇게 판매되는 제품들 중 일부는 지방 지점에서도 판매되어, 쉽사리 빅사이트까지 찾아올 수 없는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기도 한다.
▲ K-BOOKS 부스. 여성향 상품도 판매하고 있었다.
코믹마켓때면 토라노아나와 함께 동인지 위탁 판매로 몸살을 앓곤 하는 메론북스(Melonbooks)도 다른 전문점에 뒤질세라 부스를 냈다. 이 메론북스에서는 그동안 인터넷으로 연재되었던 만화를 한데 모은 총집편 책자를 코믹마켓 한정 특전인 작은 수건과 함께 내놓았다. 이외에 인기 일러스트레이터인 후지에다 미야비(藤枝雅)의 그림이 담긴 토트백과 전화카드도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 의외의 방향에서 인기를 얻은 메론북스 부스
메론북스는 다소 특이한 방향으로도 인기를 얻었다. 바로 행사 내내 땀을 흘려 목이 마른 참가자들을 위해 캔에 담긴 녹차인 ‘메론쨩(めろんちゃん)’을 일정 시간마다 무료로 배포한 것이다.
행사장 안에 설치된 자동판매기에서 음료수를 사려고 해도 100엔 이상이 날아가므로, 솔직히 참가자들에게는 그림이 그려진 홍보물보다 음료수 한 캔이 더 고맙게 느껴지는 법이다. 취재중 오후 1시가 되자 이 ‘메론짱’ 의 배포가 시작되었는데, 메론북스의 마스코트인 메론쨩의 코스프레를 한 도우미가 홍보용 DVD와 함께 이 ‘메론짱’ 을 나누어 주었다.
▲ 녹차음료 '메론짱'. 이걸 못 마셔 봤다면 코미케에서는 간첩?
이렇게 기업 부스를 둘러보는 사이에 어느덧 가장 끝에 있는 리프/아쿠아플러스까지 도착했다. 이 리프/아쿠아플러스 부스는 C74가 열리는 3일 내내 최대의 복병으로서 기업 부스를 공략하는 여러 일반 참가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방담] 리프? 아플? "진짜 막장도 上막장이죠" 참고). 이 리프/아쿠아플러스에서는 최근 플레이스테이션3용으로 발매한 게임인 ‘티어즈 투 티아라(Tears To Tiara)’의 홍보와 더불어, 각종 일러스트집과 캐릭터를 판매하고 있었다.
이 부스에서도 QR 코드를 통해 각종 배경화면과, 게임 ‘투하트2 어나더 데이즈’에 등장한 캐릭터의 목소리로 녹음된 메일 수신음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었다. 그런데 해당 사이트에 휴대전화로 접속할 때마다 특정 시간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메일 수신음이 달라진다. 뿐만 아니라 이 사이트는 C74가 종료되는 8/17일 오후 6시까지만 운영되었다. 이 때문에 일곱 개의 메일 수신음을 모두 모으기 위해서는 해당 사이트에 수시로 접속해야 한다는 난점이 있었다. 아래 사진에서 왼쪽에 그려진 2차원 코드가 바로 해당 사이트로 접속할 수 있는 QR 코드이다.
▲ 참가자들의 애증의 대상이 된 리프/아쿠아플러스 부스
국제 교류관에서 '해외각국 동인지' 전시
서 3/4홀의 기업 부스에서는 여러 기업들이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기 위해서, 혹은 매상을 올리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서 3/4홀에서 쉬어가는 의미로 한 번쯤 들렀다 갈만한 곳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서 3홀의 끝에 마련된 '국제 교류관'이다.
이 국제 교류관은 코믹마켓 카탈로그의 인쇄를 담당하는 쿄신인쇄(共信印刷)에서 후원해서 마련되고 있으며, 일본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동인 문화를 소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참고로 지난 C73에서는 중국의 동인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회가 열렸다.
이번 C74에 마련된 코너에서는 지난 C73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동인지를 전시함과 물론, 인도의 만화와 프랑스의 동인지를 소개하는 코너가 마련되었다. 아래 보이는 것이 바로 중국에서 열린 각종 동인지 행사 관련 카탈로그와 발행물들이다.
전시공간 한쪽에는 인도에서 발행되는 만화책과 그림책이 전시되어 있었다. 출품된 작품들을 보면 의외로 인도에서도 동인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듯 싶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것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동인지들이다. 표지에 일본어 대신 중국어가 적힌 동인지를 볼 수 있는 곳은 어쩌면 이곳 국제 교류관이 유일할지 모른다.
한편. 가장 넓은 공간을 이용해, 프랑스의 동인지 관련 행사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 보니 일본 현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애니메이션의 동인지를 들고 있는 프랑스인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그 옆의 책상에는 프랑스에서 발행되는 각종 만화/애니메이션 잡지와 프랑스어로 번역된 만화 단행본이 놓여 있었다. 현장에서 들은 이야기로는, 프랑스에는 표현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어서 창작물 속에서 거의 모든 묘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판촉천국' 기업 부스 취재를 마치며...
코믹마켓의 카탈로그를 그대로 인용하자면, ‘자신들이 만든 창조물을 통한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즐기는 것’ 이 코믹마켓의 목적이며, ‘코믹마켓의 이념을 이해하고 지원하는’ 기업들이 모인 곳이 기업 부스라고 한다. 물론 코믹마켓의 이념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코믹마켓에 이런 기업들의 금전적인 후원이 필요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의 추세를 보면, 기업 부스는 점점 여러 기업들의 돈벌이 장소가 되어 간다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다. 몇몇 기업 부스에서 매일 몇 백개씩 물건들을 들고 나와서 파는 것이 그 좋은 예라 할 것이다. 이런 행태는 상술을 넘어서 거의 사기에 가까운 ‘낚시’ 지만, ‘코미케 한정’ 이라는 문구는 너무나 큰 유혹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한정판으로 나온 물건만 건져 집으로 부리나케 돌아가서는 경매 사이트에 그날 구입한 물건을 바로 올리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그 물건을 꼭 갖고 싶은 사람이라면 원가의 두 배, 세 배를 주고서라도 낙찰받으려 하기 마련이다.
개인의 취향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등가 교환의 법칙에 따라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원하는 물건을 구입하는 일이 잘못된 일은 더더욱 아니다. 자기가 구입한 물건을 경매에 붙여서 덤으로 돈을 챙기는 일 또한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런 행위들이 과연 코믹마켓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인 ‘교류를 통한 즐거움’ 과 얼마나 연관이 있을지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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