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소비재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많은 요소들이 꼽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디자인’이다. 더 보기 좋고, 쓰기 좋은 디자인을 이루어내기 위해 소형화, 집적화 등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런 면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산업은 크기와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모바일 디바이스 산업이다.
물론 모바일 디바이스 산업 이외에서도, 모든 산업에서 이제 ‘디자인’은 경쟁력의 핵심이 되었다. 컴퓨터 산업에서도 이는 예외가 아니어서, 이제는 컴퓨터도 산업디자인적인 접근이 아니라, 미적인 디자인 감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비단 이동성을 강조하는 노트북이 아니고라도, 어디 놓아도 잘 어울릴 미니 ITX 타입의 PC들의 디자인은 이런 인식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
마이리플은 리플 시리즈를 통해 미니 ITX 타입의 디자인 요소가 강조된 미니 PC를 꾸준히 선보여 왔다. 특히 이채로운 것은 2008년 선보인 리플미니 초콜릿 시리즈 이후로 내려오는 ‘초소형 넷톱(NetTop)’의 계보이며, 이 계보는 리플 7을 거쳐 이제 화려한 ‘비주얼’적 요소를 강조한 ‘리플 룩(LOOK)’이 이어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더 작아진 크기와 달라진 ‘제품 컨셉’
리플 룩은 이미 대만 컴퓨텍스에서 마이리플의 부스를 통해 선보인 바 있다. 아크로팬에서도 컴퓨텍스 특집 기사를 통해 리플 룩을 간단하게 소개한 바 있으며, 컴퓨텍스 당시에는 독특한 케이스의 재질과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 바 있다.
[취재] 북미, 유럽 시장을 정조준! 마이리플 '리플 룩' : http://www.acrofan.com/ko-kr/consumer/content/20090608/0000030304
▲ '리플 룩'의 디자인은 가정에 잘 어울린다.리플 룩의 가장 큰 특징은 가정용으로 최적화된 작고 귀여운 ‘외모’다. 리플 룩은 알려진 대로 기존의 리플 7에 비해 더 작아졌다. 리플 7의 크기가 235*80*210mm(D*W*H)였던 데 반해, 리플 룩은 235*69*215mm 으로, 폭이 11mm 줄어들었다. 더 줄이기 힘들어 보였던 리플 7보다 11mm를 더 줄이는 데 성공해서, 과연 이 이후에 나오는 제품은 얼마나 더 줄어들 수 있을지 기대될 정도다.
재질 또한 남다르다. 지금까지 크든 작든 대부분의 데스크톱 컴퓨터들은 금속 재질로 된 프레임을 기반으로 했으며, 전면 베젤 정도만 플라스틱으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이전 제품인 리플 7같은 제품은 이 모든 것을 알루미늄 케이스로 마무리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리플 룩의 경우, 하이그로시 처리된 강화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리플 룩의 케이스는 강화 플라스틱을 써서, 금속 프레임을 사용한 데 비해 무게 면에서 큰 이득을 봤다. 일반적으로 플라스틱은 금속 중에서 가볍다는 알루미늄에 비해서도 훨씬 가벼우며, 이 덕분에 케이스 전체의 무게는 기존 리플 미니 초콜릿이나 리플 7보다 훨씬 가볍다. 또한 금속 프레임에 덧붙이는 케이스에 비해 이음새 등이 최소화되어 보기에도 더 좋다.
케이스 전체적으로 하이그로시 처리를 한 덕분에, 최근 인기가 많은 하이그로시 처리된 가전 제품이나 모니터와도 잘 어울린다. 흰색 케이스에 하이그로시 처리를 한 덕분에 비슷한 색의 조합으로 구성하면 화려함을, 블랙 하이그로시 제품들과 조합하면 주변과의 조합에 따라 강렬한 연출이 가능하다.
▲ '리플 룩'의 특징은 상면에 들어간 ‘패턴’이다.
▲ 바닥에는 베사 마운트를 장착할 수 있는 홀이 숨어 있다.
리플 룩에서 돋보이는 디자인적 요소는 ‘패턴 디자인’이다. 지금까지 리플 시리즈의 디자인은 대단히 깔끔했지만, 단조로운 느낌이 있었다. 물론 이는 호불호가 갈릴 부분이지만, 리플 룩에 이르러서 마이리플은 케이스에서 가장 단조로운 부분이었던 ‘상면’에 패턴 형태의 무늬를 집어 넣었다. 현재 리플 룩의 케이스는 다섯 가지로, 블랙 컬러와 패턴의 조합이 세 개, 화이트 컬러와 패턴의 조합이 두 개다.
이 패턴은 케이스에 인쇄한 형태가 아니라, 케이스 안쪽에 무늬를 넣고 위에 투명 강화 플라스틱으로 덧댄 형식이다. 덕분에 패턴이 외부의 긁힘 등으로 손상되는 일은 없다. 단지 표면이 긁힐 경우 투명 플라스틱이 투명하지 않게 되어 잘 보이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덕분에 리플 룩은 많은 미니 PC들이 가지고 있던 PC의 딱딱한 이미지를 꽤나 누그러뜨렸다.
케이스 측면에는 냉각을 위한 에어 홀이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전면에는 마이리플의 다른 제품들처럼 큼직한 전원 버튼 한 개가 보인다. 이 버튼은 시각적으로도 가장자리의 반짝이는 테두리 덕분에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디자인을 보완한다. 그리고 이 버튼은 전원을 켰을 때 흰 색이, 하드 디스크가 작동할 때 붉은 색 LED가 점등되어 동작 중임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리플 룩 케이스의 바닥은 분리 가능하다. 고무 발이 달려있는 패널을 제거하면 옵션으로 제공되는 베사(VESA) 규격의 마운트와 연결 가능한 홀이 있다. 이를 이용하면 기존의 리플 7처럼 베사 마운트를 사용해 모니터 뒤에 매달거나, 벽에 거는 등의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리플 룩이 상면의 디자인 덕분에 악세서리처럼도 쓸 수 있는 덕분에, 케이블 문제만 해결한다면 벽에 걸어도 어울릴 듯 싶다. 마운트 홀을 감추기 위한 별도의 패널 등은 디자인적 요소를 극단적으로 중시한 좋은 예이다.
▲ 리플 룩의 케이스는 '심플함' 그 자체.
일반적으로 금속 프레임을 쓰는 이유는, 케이스의 ‘강도’ 때문이다. 이것은 외부적인 충격에 대비하기 위함도 있지만 내부적인 ‘마모’같은 이유도 있다. 특히 데스크톱용 케이스나 ‘베어본’ 형태의 미니 PC 케이스들의 경우 사용자에 의한 부품 교체 등의 조작이 많고, 나사를 풀고 조이는 등의 가장 기본적인 조작에서부터 플라스틱 케이스는 이를 제대로 버티지 못한다.
리플 룩의 경우, 케이스의 기계적 강도 자체는 조립된 상태에서 서로 잘 맞물려서 꽤 튼튼하다. 하지만 모든 프레임을 플라스틱으로 구성한 덕분에 이런 부분적인 ‘마모’에 대단히 약하다. 이는 종이 상자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운데, 종이 상자를 깔고 앉으면 의자 대용으로도 훌륭하지만, 종이 상자를 이루는 두꺼운 종이를 송곳으로 뚫기도 쉬운 것과 비슷하다.
만약, 베어본 형태로 출시되어 소비자가 직접 케이스를 열고 조립을 하게 되어 있다면, 이런 내구성 면에서 꽤나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나사를 조이는 부분에서 케이스의 부분적 파손이 염려되며, 이런 부분을 고려해서인지 마이리플은 이 제품에 한해서 지금까지 지켜온 ‘베어본’이라는 제품 형식을 과감히 버렸다.
현재 리플 룩은 하드디스크와 메모리를 모두 조립한, 완제품 형태로만 공급된다. 각 모델별로1GB 메모리와 160GB 하드디스크의 조합, 혹은 2GB 메모리와 320GB 하드디스크의 조합 이렇게 두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지금까지처럼 베어본 형태가 아니라 다소 아쉬운 소비자들도 있겠지만, 아예 직접 부품 구매와 장착이라는 번거로운 면을 줄여서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면도 있다.
'더욱 더' 작아지기 위해 내부도 변해
리플 룩의 케이스를 열기 위해서는 아랫쪽의 고무발이 있는 패널을 제거하고 모서리쪽의 나사 네 개를 제거한 뒤 조심스럽게 위로 들어올리면 된다. 구조 자체는 간단하지만 막상 직접 할 경우 케이스의 파손 등이 염려되는 부분이 몇 있어서 다소 신경쓰인다. 또한 앞서 밝힌 대로 이 제품은 완제품 형태로 공급되는 만큼 특별한 일이 없다면 케이스를 열 필요도 없다.
▲ 내부 구조는 전작에 비해 한 번 더 진화를 이뤘다.
▲ 하드 디스크 거치부는 백패널과 일체형 구조다.
리플 룩을 구성하는 요소는 예전의 리플 미니 초콜릿이나 리플 7과 비슷하다. 인텔 아톰 프로세서 기반의 미니 ITX 타입 메인보드와 하드디스크, 내장된 전원 공급 장치를 찾을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리플 시리즈가 점점 진화를 거듭하면서, 다른 부분에 비해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은 내부 공간 활용 부분이다.
리플 룩의 케이스는 겉모습만큼이나 안쪽도 독특하다. 케이스를 분해하면 상판 부분과 하판 부분으로 나뉘는데, 모든 부품은 하판 부분에 조립되어 있다. 하판 부분이 리플 룩의 실질적인 프레임인 셈이다. 특히 하드 디스크의 거치 부분은 백패널 부분과 일체화되어 있어 메인보드의 공간 구조를 아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드 디스크는 주로 노트북에 사용하는 2.5형의 SATA 하드디스크를 사용한다. 케이스의 공간과 강도가 문제가 되는 시점에서, 작고 가볍고 열도 적게 나고 충격에도 강하고, 3.5형에 비해 다소 느리다는 것 외에는 단점을 찾을 수 없는 2.5형을 사용한 것은 좋은 선택이다. 또한 전체 시스템의 전력 사용량을 낮추는 효과도 가져와 저전력소비라는 이 시스템의 장점을 더욱 강조한다.
냉각은 측면의 팬 하나로 해결한다. 이 팬 또한 하판 부분의 프레임에 조립되어 있으며, 시스템에서 볼 수 있는 팬은 945GC MCH 위 작은 팬과 전체 냉각팬 단 두 개이다. 반대편과 아랫쪽의 에어 홀에서 들어온 공기를 이 팬으로 밖으로 배출하는 형식으로 공기 흐름을 만들어 시스템 전체를 냉각한다. 아톰 프로세서가 발열이 적은 만큼 이 정도로도 충분히 냉각이 가능하며, 조용한 환경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 전원공급장치로는 소형 어댑터를 사용.
전원 공급 장치는 외부에서 12V 어댑터를 사용하고, 내부에서 이 12V 직류를 변환해서 사용하는 형태다. 'AC-DC' 변환이 시스템 밖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전원 모듈을 간소화해서 크기를 더 줄일 수 있었다. 이런 형태는 마이리플의 이전 제품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며, 이미 리플미니 초콜릿이나 리플 7에서도 사용된 바 있다.
어댑터를 통해서는 12V 5A, 약 60W 정도를 공급할 수 있으며. 내부 모듈은 약 120W를 공급할 수 있다. 실질적인 한계는 약 60W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잘 알려진 것처럼, 아톰 프로세서를 사용한 전체 시스템의 총 소비 전력은 기껏 해야 40W를 채 넘지 않는다. 특히 리플 룩처럼 아주 제한적인 구성일 경우에는 이 정도의 공급량도 충분하다 못해 남는다.
그리고, 어댑터의 크기도 예전에 비해 줄었다. 리플 7에 사용된 12V 6A의, 다소 부담되는 크기의 어댑터에 비해 리플 룩에 사용된 어댑터는 일반적인 노트북이나 넷북에 사용되는 어댑터 크기에 근접할 정도로 줄어들었다. 설치 이후의 주변 정리까지 생각한다면 성능에 문제가 있지 않은 수준에서 전원 어댑터의 크기는 작을 수록 좋다.
▲ PC에서 쓰이는 주요 입출력 인터페이스가 백패널에서 지원된다.
리플 룩에는 총 다섯 가지 모델이 있으며, 세 가지 메인보드가 사용된다. 그 중 듀얼코어 아톰 330을 사용한 모델에는 'D945GCLF2D'가 사용된다. 기존 리플 시리즈에서 듀얼코어 아톰을 사용할 경우 'D945GCLF2'를 사용한 것을 생각할 때 약간의 변화가 있다. 'D945GCLF2D'는 D945GCLF2에서 S-video 출력이 제거되었으며, 다른 기능이나 성능상의 변화는 없다.
백패널에는 PS/2, 4개의 USB, 직, 병렬 포트와 D-SUB 단자, 기가비트 이더넷 포트, 5.1 채널 출력이 지원되는 아날로그 사운드 출력 포트가 있다. 기존의 D945GCLF2에 비해 S-video 출력 포트가 사라진 것은 다소 아쉽지만, 기본적인 활용을 위한 기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최근의 디지털 TV나 대부분의 모니터가 D-sub 입력을 기본지원하므로 이를 이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초미니 사이즈 PC를 사용하는 '색다른 방법'
▲ 크기가 작아 일반적인 PC와는 쓰는 데에도 약간 다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리플 룩은 태생부터 일반적인 PC와는 다른 만큼 쓰는 방법도 조금은 다르다. 올인원을 노리고 많은 것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일반적인 데스크톱이나, 이동하면서도 많은 것을 누리기 위한 노트북과도 다른 사용 방법을 가지는 것이 이 리플 룩이다. 본체 크기의 최소화를 위해 많은 것을 생략했고, 사용 환경도 다소 다른 만큼 이를 쓰기 위한 ‘색다른’ 준비물도 필요하다.
먼저, 리플 룩은 기본적으로 완제품 형태로 출시되지만 운영체제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운영체제는 어떤 형식으로든 사용자가 직접 설치해야 하는데, 문제는 일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내장형 ODD가 리플 룩에는 없다. 보통 운영체제는 CD나 DVD로 제공되는데, 일반적인 시스템처럼 생각하다가 본체에 ODD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때, 가장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USB 연결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외장형 ODD이다. 단지 USB 포트에 연결하기만 하면 시스템이 이를 인식하고 운영체제 설치가 가능하다. 이 때는 USB 포트에 드라이브를 연결한 뒤, 바이오스에서 부팅 순서를 바꾸고 설치를 진행하면 된다. 물론 다 쓴 다음에는 제거하여 다른 데 보관하면 된다.
하지만 외장형 ODD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이 때는 가지고 있는 USB 메모리를 활용할 수 있다. USB 메모리를 사용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CD 영역 지정을 지원하는 메모리를 사용하여 이 영역에 운영체제의 설치 디스크를 옮겨 사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유틸리티는 사용하는 USB 메모리의 제조사에서 찾을 수 있으며, 사용법은 외장형 ODD처럼 USB 메모리의 일부가 인식되므로 똑같이 사용하면 된다.
[강좌] 운영체제(OS) 설치, USB 메모리로 완전정복! : http://www.acrofan.com/ko-kr/consumer/content/20090529/0000020001
▲ 같은 리플 룩이라도 준비에 따라 즐거움이 다르다.
리플 룩에는 데스크톱 PC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전면 포트들이 없다. 사운드 포트야 스피커라도 연결한다 하면 딱히 손댈 필요가 없지만, 손에 닿지 않아서 가장 아쉬운 포트는 USB 포트이다. 이 때는 굳이 귀찮게 뒤쪽을 더듬을 필요 없이 USB 허브라도 하나 연결하면 쓰는 데 한결 수월하다. 특히 크기가 작다고 모니터 뒤에 매달아두거나 좁은 공간에 넣어 놓았을 때 이런 아이템 하나가 주는 만족감은 더 크다.
리플 룩을 거실에 두고 쓸 때, 거실의 대형 TV와 함께 놓은 리플 룩은 참 귀여워 보일지 모르겠지만, 이를 사용하기 위해서 길게 키보드와 마우스 선을 끌어 오는 건 미관상 좋지 않다. 혹은 모니터 뒤에 장착할 때도 키보드나 마우스 선은 미관상은 물론 사용할 때도 손에 걸리기 십상이다. 이럴 때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를 고려해 보는 게 좋다. 최근에는 저렴한 가격에 세트로 나오는 제품들도 있으며, 이런 제품들은 수신부도 단 하나의 USB 포트로 해결할 수 있다.
적절한 성능과 우수한 경제성
리플 룩에 사용된 D945GCLF2 시리즈 메인보드와 아톰 330 프로세서는 이미 기존 리플 시리즈에서 계속 사용해 왔기 때문에 새로울 것이 없다. 인텔이 넷북과 넷톱 플랫폼을 내세우면서 선보인 D945GCLF 시리즈 메인보드는 프로세서를 포함하고 있어 메모리와 하드 디스크만 있으면 시스템 한대가 완성된다.
하지만 같은 구성 요소를 썼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의 리플 시리즈와 이 리플 룩은 입장이 다르다. 이는 리플 룩이 국내에서는 베어본 형태가 아니라, ‘완제품’의 형식을 가지고 공급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리플 시리즈가 사용자의 구성에 따라 달라지는 맞춤옷 같은 존재라면 이 제품은 다소 기성복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제품을 보는 관점도 기존의 베어본과는 다소 달라져야 한다.
이번 리뷰에 사용된 리플 룩은 IDSW-H004 모델이다. 인텔의 D945GCLF2D와 함께 2.5형 320GB 하드디스크, 2GB의 메모리가 장착되어 있으며 하나의 디자인에서 선택할 수 있는 모델 중에서 상위 모델의 위치에 있다. 일반적인 넷북, 넷톱의 활용도를 생각해 볼 때, 2GB의 메모리는 메인보드가 지원하는 최대 용량이며 하드 디스크의 용량 또한 넉넉하다.
이미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아톰 330 프로세서의 이론적인 성능은 싱글 코어 아톰 230 프로세서의 딱 두 배 정도이다. 또한 아톰 N270 프로세서를 사용한 넷북에 비해서도 두 배가 약간 넘는 수준의 성능을 보여준다. 이 정도면 프로세서의 성능만으로 720p 정도의 영상 정도는 충분히 돌릴 수 있으며, 영상 규격에 따라서지만 1080p도 제한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이런 성능의 차이는, 리플 룩이 단지 ‘PC의 대체’를 벗어나 작은 크기와 디자인의 장점을 살려 거실 등에서 사용되는 데 꼭 필요하다. 5.1채널 출력이 가능한 오디오 출력과 함께 HDTV에 물려 사용할 경우, 단순히 거실에 놓인 접대용 웹서핑 머신이 아니라 멋진 디자인의 홈시어터 시스템이나 미디어센터 용도로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
리플 룩은 베어본 형태가 아니라 완제품 형태로 판매되는 만큼, 현재 리뷰에 사용된 시스템은 실질적으로 판매되는 시스템과 완전히 같은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현재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같은 세대, 같은 용량대의 하드디스크는 업체간 성능 차가 크지 않은 편이므로 기본 장착되는 하드디스크의 차이로 인한 성능 차는 거의 없다.
현재 리플 룩이 가진 시스템 구성에서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성능을 PCmark 05를 통해 확인했다. 이 벤치마크는 일반적인 PC 작업에서의 성능을 체크할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많이 이루어지는 파일 압축이나 음원 변환, 웹 페이지 렌더링과 간단한 게임의 성능 등 시스템의 종합적인 성능을 수치로 잘 보여 준다.
테스트 시스템은 약 2100점 정도가 나왔다. 이 정도면 웬만한 싱글 코어 셀러론 정도의 성능이며, 간단한 웹 서핑과 문서 작성 정도의 용도를 넘어 어느 정도의 멀티미디어 활용과 간단한 온라인 게임들을 즐기는 데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충분한 메모리와 넓은 하드디스크는 이런 용도를 잘 받쳐주며, 채용된 하드 디스크의 성능도 우수하다.
아톰 프로세서를 쓴 시스템들이 언제나 강조하는 것이 ‘저전력’이다. 물론 지금까지의 리플 시리즈도 ‘저전력’을 강조했지만 리플 룩에서의 전력 소비량은 더 각별하다. 그 이유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제 리플 룩은 베어본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손을 대기 힘들다는 데서는 오히려 ‘가전 제품’이 어울릴 수도 있다.
리플 룩이 유휴 상태에서 보여 주는 소비전력량은 26W 수준이다. 같은 메인보드에 3.5형 하드 디스크를 장착한 경우 유휴 상태에서 30~32W 수준이며, 하드 디스크의 교체로 6W 정도의 전력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프라임95를 사용한 프로세서의 풀로드 상태에서의 소비 전력도 33W로, 3.5형 하드 디스크를 사용했을 경우의 40W와 비교해 정확히 하드 디스크의 소비 전력량만큼 차이를 보인다.
한편, 이번 테스트에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OCCT 테스트 결과를 포함했다. OCCT는 파워 서플라이 모드로 부하를 가한 상태에서 소비 전력량을 측정했다. 이 테스트는 이미 몇몇 파워 서플라이를 테스트 모드에서 ‘터뜨린’ 전력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소비 전력 면에서 부하를 심하게 주는 테스트다.
OCCT의 파워 서플라이 모드 테스트 결과는 약 40W 수준의 소비 전력을 보인다. 당연히 아직 내장된 전원 모듈은 여유가 있으며, 소음 등의 문제 없이 깔끔하게 구동되었다. 물론 일반적인 사용에서 평균적으로 측정되는 소비 전력량은 약 28~30W 수준으로, 이 테스트에서 보여준 최대치의 결과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가전 제품’을 넘어 ‘액세서리’로 간다
더 작아질 거 같지 않던 리플 시리즈는 리플 7을 거쳐 리플 룩까지 오면서 또 다시 더 작아질 것이 없을 정도로 작아졌다. 이 정도까지 계속 줄이면, 이제 더 이상 줄이기 힘들다는 말을 하기가 무색해질 정도. 오히려 이제 남아 있는 약간의 여유 공간을 과연 줄여줄 수 있을지가 더 기대된다. 처음에는 우려였지만, 이제는 기대가 간다고나 할까.
하지만 리플 룩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그 크기보다는 ‘디자인’이다. 지금까지 이어져 온 박스형의 디자인과 밋밋한 단조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리플 룩에 집약되어 있다. 모서리의 곡선 처리는 더 세련되어졌으며, 밋밋한 상면에 무늬를 넣은 시도는 신선함이 돋보인다. 이제 리플 룩은 작은 PC가 아니라, 멋진 디자인의 가전 제품이나 액세서리에 도전할 만한 위치에 왔다.
결국 ‘디자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주위와의 조화’ 다. PC의 디자인이 발전하면 결국 PC처럼 보이지 않게 되거나, 주위를 장악할 강렬한 존재감을 나타나게 된다. 리플 룩은 이 중에서 ‘주위와의 조화’를 선택했고, 결과물은 의도한 바를 상당히 잘 반영했다. 리플 룩의 진정한 가치는 사무실 책상 위에 있어야 할 PC가 벽에 걸려서, PC와 장식품의 역할을 동시에 할 때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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